'식샤'가 끝났다. 그런데 식샤가 도대체 뭐야? TV 읽기


먹방과 싱글 라이프를 효과적으로 섞었다는 찬사와 함께 출발했던 "식샤를 합시다"가 드디어 16부를 최종으로 막을 내렸다. 초반에는 무척이나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수경의 필요 이상의 까칠함과 구대영(윤두준 분)에 대한 의심이 오래 지속되고, 범인으로 지목하기까지 하는 등의 에피를 겪으며 그 기대가 줄어든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실망스러웠던 것은 생각보다 맛있게 먹어주지 않는다는 점. 의심할 바 없이 맛있게 보이는 음식들도 배역들이 먹기 시작하면 좀 억지스러웠다. 정말로 맛이 없지는 않을텐데, 배 부른 상태에서 억지로 먹는 건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정말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은 뷔페에 갔을 때와 일식 철판구이를 먹던 장면에서였다. 산해진미를 아우르는 뷔페, 어지간한 경우라면 입맛을 다시지 않을 수 없던 오코노미야키 등을 앞에 두고서 배우들은 그렇게 열심히 먹어주질 않았다. 이건 여배우의 경우 특히 더 두드러졌는데, 입을 꽉 다물고서 감탄사만 쏟아 내며 씹어대는 장면은 실망스러웠다. 좀 더 맛있게 먹을 수는 없었을까? 혹은 싱글 라이프의 처절함을 보다 더 혹독하게 쏟아낼 수는 없었을까?
최근 들어 독거 가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에서 혼자 살게 된 사람들, 그들의 열악한 주거 여건 혹은 그들의 영양상태 혹은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여기저기서 다뤄 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묘사된 경우나 극단적인 경우가 많아 "식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러브라인이 나와도 미스테리한 이야기의 결말이 공개된다고 해도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긴 했다.

낭만적인 싱글 라이프, 그에 대한 건 윤진이(윤소희 분)가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말 '로망이었는데'에서도 느껴진다. 미디어나 각종 텍스트에서 묘사되어 온 싱글 라이프는 화려하기 그지 없다.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싱글 라이프,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대부분의 어려움도 척척 해결되어 가는 삶은 누구에게나 로망일 것이다. 실제로는 생활비를 신경 쓰고, 관리비가 마음에 걸리고, 친구나 애인의 방문이 달갑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식샤'에서는 나올 듯 나오지 않고, 나왔는가 싶으면 사그라드는 방식으로 참조만 했다. 그럴 수도 있다. 상업적인 방송에서 리얼함만을 추구할 수는 없었을 테고, 리얼하기만 했더라면 구질구질하게 느껴져 환상 비슷한 게 나오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기는 하다. 이 드라마가 표방한 것은 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잠깐이나마 달라질 가능성을 보기도 해서 더 그렇다. 원작이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라고는 했어도 국내의 드라마는 달라도 참 다르다. 삼각관계도 아닌 오각관계까지 엮어내는 솜씨에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두 주인공의 마음이 엮이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리 납득할 만큼의 묘사는 없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랑이라는 게, 남녀 사이의 마음이라는 게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일은 아니다. 그들은 첫눈에 반했을 수도 있고, 티격태격하는 동안 끌리게 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키스 장면의 난데없음은 참 뜨악하다. 먹방 드라마였으니 먹다가 생기는 해프닝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일까? 그렇다고는 해도 러브라인이 너무 늦게 나온 점도 이 드라마의 힘을 약화시키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16부작이니 적어도 7~8부에서 그 단서를 보였더라면 참 좋았을 것을. 10회에서나 그런 실마리가 나타나니 호흡 조절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결국 우리 중 누구도 '식사'가 아니라 '식샤'가 된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다. 알려줄 것처럼 하더니 끝으로 달려가는 종안 갑작스런 미스터리 라인이 나오면서 휘발되고 말았다. 윤진이의 아버지가 갖고 있던 비밀(?)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었을까? 택배맨이 갑작스레 나와서 같이 라면 끓여 먹고 할 때부터 참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그 덕에 결말은 국밥집으로 이어졌다는 게 아쉽고도 아쉽다. 물론 마지막 장면의 천양희 작가의 시는 참 아름다웠고, 드라마 전체의 취지와도 어울렸다. 그러나 어딘지 할 말을 제대로 못하고 바삐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본 듯하다. 나름 열심히 해왔던 배우들도 그 부분이 참 아쉽지 않았을까?

최종적인 결정은 극작가와 연출의 몫이다. 그들에게는 만족스러운 결말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케이블 드라마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케이블 드라마가 상당한 수준의 작품성(<나인 >과 <텐>같은 경우)과 엄청난 흥행(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응사>의 경우처럼)이라는 실적을 낸 바 있는 이 상황에서 잘 될 법하다가 만 이런 드라마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패기있는 시작에 흐지부지된 결말이라니. 차라리 시즌 2를 만들어주면 안 될까? 러브라인 같은 거 빼고, 한국의 맛을 재구성해 줄 수는 없을까? 특히 혼자서도 멋적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그런 곳만을 골라서 보여줄 수는 없을까? 일부는 어울려 먹는 음식이 나와도 되겠지만, 초반의 취지, 원작의 본질에 어울리는 그런 음식과 식당을 좀 더 보고 싶다. 여러모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그래서 주말의 봄기운이 덜 달가워지는 그런 결말이다.

덧글

  • 9회역전만루홈런 2014/03/15 20:38 # 답글

    한국에서 장르 드라마라 함은, 메디컬 드라마 =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역사 드라마 = 조선시대, 일제 강점기에 연애하는 이야기...흔히 이런 식으로 정의되고는 하더라고요-_-; 처음에 이 드라마 제목을 보고 대체 '식샤'가 무슨 뜻이야?? 해서 찾아봤는데 그게 허구연 해설위원이 식사를 '식샤'로 발음한 데서 유래된 유행어라더군요. 근데 그게 드라마의 내용과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발음이 특이하고 재밌다는 이유만으로 이용된 소품에 불과하다는 건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 에테르 2014/03/15 20:36 #

    그래서 허구연이 나왔던 거군요. 약간 짐작은 했지만 허무한 얘기네요. 기획한 쪽에서 나이브하게 접근했다는 생각 밖엔 안 드네요. 보는 사람만 너무 진지하게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아쉬움. 그래도 뭔가 좋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던 거라 더 아쉽습니다.
  • 검마르 2014/03/15 21:48 # 답글

    맛있게 먹던데요.
  • 에테르 2014/03/15 22:21 #

    그렇게 보셨어요? 제가 먹방에 대해서 기대가 컸던 모양입니다.
  • refist 2014/03/16 00:51 # 삭제 답글

    원래 네이버 블로그에 실존하는 다먹은 그릇으로 리뷰하는 "식샤를 합시다"라는 블로그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그런거죠.
  • 에테르 2014/03/16 01:18 #

    그렇군요. 드라마에서도 아수경이 묻는 장면이 있거든요. 대답하려다 말고 국수 먹으러 가서 내내 궁금했어요. 마지막까지 언급이 없어서.
  • Jisu 2014/03/16 02:08 # 답글

    공감 꾹! 이 드라마 여주인공 외모가 제 타입이라(응?) 되게 좋아했었는데 전 먹방보고 급기야 거식증을 의심했어요ㅎㅎ 되게 억지로 먹는 연기하는 느낌! "식샤"에 대해서는 먼가 언급이 있었던듯 한데 건성건성 본 드라마라 가물가물....
  • 에테르 2014/03/16 09:18 #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드라마였어요. 챙겨보는 재미도 있었고. 뭔가 아쉬운 점이 남더란 그런 얘기였죠. ^^
  • 양꼬물 2014/03/16 03:32 # 삭제 답글

    아! 요거 극중에 나왔어요ㅎ
    윤두준 아빠가 그 야구감독님으로 나왔고~ 어릴때부타 아부지가 식샤하자 이렇게 얘기했나보더라구요ㅋㅋ

    저는 이수경님 먹는게 완전 잘먹어서 좋던데 ㅋㅋ 아 그 뷔페신에서는 좀 아쉽긴 했어요.. 오히려 진이가 덜 맛있게 먹는편인거 같고ㅋㅋㅋ 뒤에 가니까 김변호사님도 잘 시고 , 개인적인 평가로는 윤두준의 재발견이였어요~ 그닥 눈에 안 들어오는 연예인이었는데 식샤덕분에 약간 매력남 ㅋ
  • 에테르 2014/03/16 09:20 #

    아마 이수경이 다이어트 관련제품을 광고한 적이 있어서 더 선입견이 생겼는지도 모르죠. 어쨌든 아쉬움이 컸어요. 윤두준은 아이돌 출신인데도 연기가 좋더군요.
  • 식샤 2014/03/17 23:39 # 삭제

    맞아요, 허구연이 식샤라 발음하는 건 유명한가 보더라구요. 극중 구대영 아버지가 허구연으로 출연했고 아버지의 식샤 발음을 따서 구대영이 식샤를 합시다란 맛집 블로그를 만들었는 것이 전말(?)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 드라마가 맛집을 전전하고 스토리를 잇는 큰 맥이 이 식샤 블로그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 식샤를 삽시다가 드라마의 타이틀인데는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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